사람

'나' 전달법

:) :) 2024. 9. 2. 01:43

의사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담은 글입니다.

 


 

들어가며

최근 가장 가까운 사람과 말다툼을 했습니다.

 

다행히 화해하며 잘 마무리했다 생각되나

돌이켜보건데 제 화법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서로 크게 다툴것이 아니었는데도

점점 제 감정이 커지며 결국에 감정적으로 다투게 되었는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는

사소하게 여겨지는 '말 표현 방식'에 있었습니다.

 

당시에 제 나름대로 최대한 차분하게 감정표현을 하거나

제가 생각하는 걸 받아들이기 편하게 정제해서 설명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너(타인)'을 주체로 두어 표현했기 때문에

상대방은 마치 제가 그를 규정하는 것처럼 들렸을 것입니다.

조금 과감하게 표현하자면 마치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처럼 들렸을 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이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렇게 들렸을 수도 있다는거죠...

그래서 제 의도를 더 잘 전달하도록 바꾸고 싶었고

좋은 표현 방식을 그 분이 알려줬습니다.

 

그렇기에

글을 작성하기에 앞서,

더 나은 대화 방식이 존재함을 알려준

그 분께 감사드립니다.

 

'나' 전달법

상대에 대해 말할 때

상대를 규정하듯이 말 하지 않고

내가 지금 어떻게 느끼는 지, ‘나’라는 주체를 필수로 넣어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너 그렇게 말하는 거 나쁜거야 X

그렇게 말하는 게, 나에게 정말 나쁘게 들려 O

그렇게 말하면, 나에겐 나쁜 말처럼 들려 O

 

 

구체적 예시

  1. 행동: 문제가 되는 상대방의 행동을 사실대로 차분하게 말하기  (문제로 삼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경우 이 잣대 역시 ‘나’ 전달법으로 해야 함)
  2. 영향: 그 행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피해)를 주는지 자세히 말하기
  3. 감정: 영향(피해) 때문에 생긴 나의 감정, 느낌을 솔직하게 말하기

(선택사항 - 4. 요구: 변화를 위한 요구사항, 경우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 변화에 자율성을 주기 위해 요구를 생략하기도 함)

“너가 약속 시간에 늦을 때 마다(행동)
나는 계획한 것들을 제 시간에 마치지 못하게 될까(영향)
초조하고 답답해(감정)”

“너랑 전화하고 싶어서 피곤한데도 잠 안 자고 기다렸어(영향).
그런데 너가 게임 하느라 연락 없이 전화도 안 받았다고 하니까(행동)
나 혼자서만 널 좋아하나 생각도 들고, 서운해(감정).”

 

 

‘너’ 전달법

말의 주체가 ‘상대’가 되는 것입니다.

‘너’ 전달법은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다고 표현됩니다.

 

따라서 상대방은 공격적으로 받아들이고,

거부심리, 반항, 심지어 공격성을 보이게 됩니다.

 

또한 ‘너’ 전달법은 듣는이로 하여금

‘모든 문제가 나에게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너’ 전달법으로 말하면

상대방이 오해를 하고 상처를 받게 됩니다.

 

공격적인 표현 때문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고,

결국 나의 감정과 요구마저 거부당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다시,

‘나’ 전달법

말의 주체가 바로 ‘나’ 입니다.

 

‘나’를 주어로 표현하여

상대방의 문제 행동으로 인한 영향, 피해를

내 감정과 생각을 주체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이치에도 맞는 게,

상대방의 행동을 인지하고 해석하는 주체가 바로 ‘나 자신’이므로

해석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편향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내 감정과 생각을 전달할 때 ‘내’가 주체인 표현을 해야하는 게 사실상 당연합니다.

 

 

대화

대화를 통해

내가 상대를 이해하고,

또 상대에게 나를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대화의 핵심은

‘무엇을 전달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전달하는가’인 것 같습니다.

 

여러 활동을 하다보면

“말을 정말 듣기 좋게 잘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한 “요구나 주장도 정말 부드럽게 잘 하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게 하는, 정말 멋있다 여기는 사람을 만나게됩니다.

 

그럴때마다 그들처럼 되고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아무래도 글을 쓰며 돌이켜보니

대부분 ‘나’ 대화법을 통해 의사표현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감정전달이 아니더라도

의사표현은 내 생각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으며

대화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나’ 대화법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어떤 행동에 부여하는 의미가 곧 그 행동의 진짜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행동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은

곧 그 사람에게 진실이 됩니다

 

동일한 사건이어도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사람 간 생각의 차이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그 정도에 높고 낮음이 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나' 전달법은

이런 관점에서

타인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부담스럽지 않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좋은 화법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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